[팩트체크] 코리안페스티벌 재정 의혹 진실은?

Feb 13, 2024

행사 현금 수입 규모와 정확성 놓고 한인회-준비위 갈등 폭발

“한인회장과 임원, 봉사자 충돌로 한인단체 전반에 환멸 우려”

지난해 9월 열린 2023 애틀랜타 코리안페스티벌의 재정 문제를 둘러싸고 애틀랜타한인회(회장 이홍기)와 페스티벌 준비위원회 측이 갈등(본보 기사 링크)을 겪고 있다. 한인회 측은 행사의 현금 수입이 제대로 보고되지 않아 감사를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주장한 반면 준비위 측은 세무 전문가의 감수를 받아 현금을 비롯한 모든 수입과 지출 내역을 보고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관계자들에 대한 취재를 통해 해당 의혹에 대한 진상을 살펴 본다.

◇ 현금 수입 얼마나 되나?

페스티벌 준비위원회 이미셸 총괄본부장이 김은영 세무사의 감수를 통해 집계한 행사 현금 수입은 총 2만8056.50달러다. 내역 별로는 ▶장당 20달러에 판매한 경품티켓 현금수입 1만3760달러 ▶행사 입장료 현금수입 1만195.50달러티셔츠 판매 현금수입 2534달러 ▶웨일엔터프라이즈 제공 주류 제공 도네이션 현금수입 1567달러다. 이 가운데 경품티켓은 9월 26일 마지막 준비모임에서 5240달러, 30일 행사 당일 현장에서 8520달러 어치를 현금으로 판매했다.

◇ 현금 수입 은행에 입금했나?

이미셸 본부장이 한인회에 제출한 페스티벌 결산자료에 따르면 준비위는 3차례에 걸쳐 현금 1만5924.98달러를 메트로시티은행 계좌에 입금했다. 9월 26일 5240달러, 10월 5일 1만366.50달러, 10월 17일 318.48달러 등이다. 이는 2만8056.50달러의 현금 수입에서 1만2131.52달러가 모자란 금액이다.

김은영 세무사는 “행사 당일 준비위가 발행한 식권을 받고 음식을 제공한 업체 9곳이 가져온 식권 대금으로 40~1290달러의 현금을 제공했고, 언론사 1곳의 600달러 광고비와 히스패닉 인부 등의 인건비 6681.52달러도 현금으로 지불했다”고 설명했다. 김 세무사는 “수표 지출이 원칙이지만 준비위의 수표가 부족하다고 해서 불가피하게 현금 지출을 했는데 언론사 광고비까지 현금으로 지불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셸 본부장도 “친분이 있는 기자에게 현금으로 광고비를 지불했으며 그 부분은 실수한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 현금 수입 정확하게 집계됐나?

김은영 세무사와 이미셸 본부장, 현장에서 현금을 취급한 한인 봉사자 3명의 증언을 종합하면 현장에서 들어온 현금 수입은 입장권, 경품티켓, 티셔츠, 주류 도네이션 담당자들이 모아 한 곳에서 다시 계산해 금액 확인 절차를 거친 뒤 김은영 세무사의 입회아래 이미셸 본부장에게 전달했다. 이 본부장은 이 가운데 식권과 광고비, 인건비를 현금으로 지불하고 나머지 비용을 직접 거래 은행인 메트로시티은행 계좌에 입금했다.

한인회 측이 제기한 의혹 대로 현금 수입의 정확성에 문제가 발생하려면 자원봉사자들과 이미셸 본부장의 공모가 있거나, 재정을 맡은 K씨나 봉사자들이 수입 집계 과정에서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지만 이들은 모두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은영 세무사는 “현금은 담당자들과 K씨가 계산해서 가져왔고 이를 함께 확인했다”고 말했다.

◇ 한인회 감사는 왜 받지 못했나?

한인회는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인회 감사가 코리안페스티벌 결산에 대해 자료 미비 등을 이유로 감사가 불가하다는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이사회 재정보고 때부터 일관되게 이어온 주장이다. 이 문제로 지난해 한인회 송년회에서 이홍기 회장과 이미셸 본부장이 한인들 앞에서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인회 손주남 감사는 12일 기자에게 “코리안페스티벌에 대한 감사가 어렵다고 밝힌 이유는 자료 미비 때문이 아니다”라며 “행사 초기부터 관여한 세무 전문가가 이미 해당 자료에 대해 감사를 실시해 이중으로 감사를 할 필요가 없어서 사양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손 감사는 “준비위가 제출한 페스티벌 결산 자료를 확인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 그래도 제기되는 쟁점은?

한인회 측이 집중적으로 제기한 의혹은 입장권 판매 현금수입경품티켓 판매 현금수입에 대한 부분이다. 이홍기 회장은 “4만명 이상이 참석했는데 입장권 수입이 4만3800달러이고 이 가운데 현장 현금 수입이 1만달러 남짓이어서 내부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미셸 본부장은 “후원금을 낸 한인 인사와 업체들에게 2만장의 입장권이 무상 배포됐고 온라인이나 카드 결제를 통해 들어온 수입은 모두 투명하게 집계됐다”면서 “또한 현금 판매는 담당자들이 2중, 3중으로 결산했고 김은영 세무사가 확인했다”고 답변했다.

준비위에 따르면 경품티켓 판매 수입은 현금 1만3760달러와 카드결제 5640달러를 더해 1만9400달러다. 이홍기 회장은 “페스티벌 관객은 2022년에 비해 2배 가량 늘었는데 경품티켓 판매는 오히려 크게 줄었다”면서 “무엇보다 준비위 측이 판매액을 증명해줄 추첨함 속 티켓을 모두 버리고 추첨함만 반납해 의혹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 2022년 코리안페스티벌의 경품티켓 판매 수입은 2만8740달러로 2023년보다 9000달러 이상 많았다. 또한 경품 구입 비용으로는 기아 차량 2만464달러를 비롯해 총 2만2897.56달러가 소요돼 3500달러 가까운 적자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이미셸 본부장은 “2022년에는 김백규 대회장을 비롯한 단체장들이 티켓을 단체 구입해줘 수입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첨함 속 티켓이 사라진 이유는 오래전 일이라 잘 기억이 나지 않으니 담당자들에게 확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티켓 판매를 담당한 자원봉사자는 “추첨함과 티켓을 그대로 재정담당자에게 반납했다”고 말했고 재정 담당자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 양측의 갈등이 커진 이유는?

취재를 종합한 결과 이미셸 본부장은 한인회 측에 현금 결산 및 입금 자료를 제출했지만 한인회는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회가 제출받아 보관하고 있는 결산자료에는 이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한인회는 이 본부장에게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자료를 제출하며 간단하게 설명하거나 설명을 요청했다면 미리 막을 수 있었던 이같은 갈등이 양측의 ‘전쟁’으로 확대된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지난 2022년 코리안페스티벌 결산 때부터 쌓여온 양측의 불신이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폭발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미셸 본부장은 지난 2022년에도 페스티벌 운영을 맡아 3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남겨 한인회에 전달했다. 당시 한인회는 이 돈을 한인회 운영비가 아닌 2023년 페스티벌의 종잣돈으로만 쓰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별도 계좌 개설 등의 의혹이 터지면서 이홍기 한인회장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이홍기 회장은 “기부금 한푼도 들어오지 않는 한인회의 상황을 이해해달라”며 이를 무마하려 했다.

그래도 양측은 2023년 페스티벌을 위해 갈등을 잠시 봉합하고 다시 이미셸 본부장을 행사 책임자로 내세웠다. 하지만 행사 준비가 시작된 이후 준비위 측에서는 “이홍기 회장이 재선 준비에 힘을 쏟느라 후원금 모금에 소홀하다”는 불만이 제기됐고, 이홍기 회장은 “다시 일을 하고 싶다고 해 전권을 줬는데 뒤에서 회장만 탓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결국 준비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한인회에 수익을 남겨줘봤자 회장이 전용할 것이 뻔하니 최대한 지출을 많이 해서 성대한 행사를 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같은 갈등에 대해 페스티벌에 후원을 했던 한인 단체장은 “코리안페스티벌도 한인회 행사이니 결국 이홍기 한인회장에게 사태의 최종 책임이 있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한인회 수장과 임원들이 돈 문제를 놓고 서로 다투는 모습은 한인 단체 전반에 대한 한인들의 환멸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지난 2022년 코리안페스티벌 결산자료
한인회에 제출된 2023년 코리안페스티벌 현금 수입 자료. 9월 26일에 들어온 5240달러의 입장권 수입은 포함돼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