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후배들, 우승도 충분합니다”

Jun 10, 2019

[K 초대석] ‘원조 4강신화’ 이문영 골키퍼

1983년 멕시코 U-20 월드컵 박종환호 수문장

1995년 애틀랜타 이주…지역팀 조련사로 명성

“지난 1983년 멕시코 ‘원조’ 4강 신화를 기억하십니까?”

조지아주 마리에타시에 거주하는 이문영(54) 선수는 아직도 36년전의 감격과 아쉬움을 잊지 못한다. 1983년 멕시코에서 열렸던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U-20 월드컵)에서 한국 청소년 대표팀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4강 신화를 이뤄냈다. 35년전 그 감격스런 경기 장면들은 당시 세대들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기도 하다.

당시 대표팀의 수문장으로 골문을 든든히 지켰던 이문영 골키퍼는 4강전 예상을 해달라는 질문에 “선수들의 기량과 현재의 기세로 볼때 4강 승리는 물론 우승까지 충분히 가능한 전력이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문영 선수는 후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36년전에는 16개팀만 출전해 조별 리그를 넘어서면 바로 8강에 진출하는 시스템이었지만 이번에는 16강전부터 4경기의 토너먼트를 이겨야 우승을 할 수 있다”면서 “세계 축구수준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강팀들과 맞서서도 전혀 뒤지지 않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평가했다.

그는 “무엇보다 기량과 함께 체격과 체력이 좋아졌다”면서 “그리고 경기마다 운도 따라서 승리의 여신이 우리 후배들을 보고 미소짓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들처럼 매시합 극적인 장면을 연출해 진한 감동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역시절의 이문영 선수

1983년 대회 당시 박종환호와 2019년 정정용호는 공통점이 많다. 우선 첫 경기를 패했는데도 이후 연승으로 4강까지 진출했다는 점이다. 당시 한국은 첫 경기에서 스코틀랜드에게 0대2로 패했지만 주최국 멕시코에 2대1, 호주에 2대1로 승리해 8강에 진출한 뒤 우루과이마저 2대1로 꺾었다.

이문영 골키퍼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말해달라는 질문에 의외로 브라질에 1대2로 패한 4강전을 꼽았다. 그는 “충분히 해볼만한 경기였는데 한국축구 역사상 첫 4강에 진출했다는 생각 때문인지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경기에 임했던 것 같다”면서 “우루과이와의 8강전 처럼 했으면 이길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를 포함해 눈부신 선방으로 4강행을 이끈 골키퍼 후배 이광연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에서 여러 후배 골키퍼들을 보고 또한 지도해봤지만 이 나이에 이렇게 잘하는 친구는 처음 본다”면서 “순발력이나 판단력, 신체 조건등이 세계적 수준”이라고 극찬했다.

국가대표 생활을 마친 이문영 골키퍼는 지난 1992년 캘리포니아주로 이민했고 1995년 조지아주의 한 프로팀과의 계약으로 애틀랜타로 이주해왔다. 이후 개인사업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체로키 임팩트팀과 라이프대학팀, 여러 고교팀의 골키퍼들을 전담 조련하는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문영 선수는 애틀랜타 한인사회에 대한 봉사도 남다른 것으로 평가받는다. 애틀랜타 이주 직후인 1995년부터 1998년까지 한인축구협회장과 애틀랜타한인회 체육회장 등으로 한인사회 스포츠 발전을 위해 기여했으며 한인선수단을 이끌고 체전에 참가하기도 했다.

그는 “후배들이 11일 4강전에서는 더욱 강인한 정신력으로 승리하고 결승전에서도 그 기세를 몰아 우리들이 하지 못한 월드컵 우승을 꼭 성취하리라고 믿는다”고 후배들의 선전을 당부했다.

애틀랜타 지역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문영 선수

이상연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