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절반 기업 경영 대신 부산엑스포 홍보위해 해외서 보내
윤석열 사우디 방문으로 ‘유치 포기’ 분석도…”약점 잡혔나?”
미국 조지아주 등에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연방 정부의 반도체법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닉스의 미국 진출 등을 준비해야 하는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이 기업 경영 대신 부산엑스포 유치에 ‘올인’하고 있어 궁금증을 낳고 있다.
23일 SK 등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과 SK그룹 CEO 등이 국내외에서 엑스포 유치를 위해 면담한 국가는 160여개국, 고위급 인사만 800여명 이상이다. 최 회장은 지난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SK CEO 세미나를 갖고 곧바로 8일간 아프리카와 유럽 7개국을 돌며 부산 엑스포 홍보에 나섰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 최 회장은 파리 루이뷔통재단 뮤지엄에서 엑스포 홍보용 ‘갈라 디너’의 호스트를 맡았고 이 자리에서 동거인인 김희영씨를 처음 파트너로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SK그룹과 대한상의 등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올해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엑스포 유치를 위해 보냈으며 다리가 부러진 상태에서도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하지만 최 회장이 아프리카로 떠난 날 아프리카 국가인 세네갈과 모리타니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엑스포 유치를 공식 지지했다. 또한 한국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1일 사우디를 국빈방문했는데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엑스포 유치를 포기하는 대신 사우디의 투자를 받기로 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세계적 기업을 경영하는 기업인이라면 현재의 판세를 모르지 않을텐데 최태원 회장은 “충분히 해볼만한 가능성이 있다”며 엑스포 개최지 결정 투표가 열리는 11월 28일까지 해외에서 홍보전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본인은 이에 대해 “국가 행사 유치에 기업이 낼 수 있는 힘을 다 내는게 기업가의 책임”이라는 전체주의적인 기업관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같은 최 회장의 이해 못할 행보에 일부에서는 부인 노소영씨와 벌이는 이혼소송 등을 거론하며 “현재 정권에 무슨 약점을 잡힌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다행히 부산 엑스포 유치가 성사되면 최 회장이 유치의 일등공신이 되겠지만 만약 실패할 경우 ‘트렌드를 읽지 못한 기업인’이라는 낙인이 찍힐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연 대표기자

2030 SK CEO 세미나에서 폐막 연설하는 최태원 회장 [SK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