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태어난다고 다 미국인 아냐”

Aug 21, 2019

트럼프 출생시민권 폐지 검토…”말도 안 된다”

수정헌법 14조 규정…1898년 대법원 판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서 태어난 비시민권자 자녀와 불법이민자 자녀의 시민권을 폐지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이에 대해 정치권의 반박이 뒤따르고 있다.

2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밖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 땅에서 아이를 낳거나 국경을 넘어와 아이를 낳은 경우에도 아기는 이제 미국 시민이니 축하한다고 하는 것은 솔직히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속지주의를 택하고 있어 미국에서 태어나기만 하면 비시민권자 자녀더라도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10월에도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행정명령을 통해 출생 시민권을 폐지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는 당시 “미국은 일단 들어와서 아이를 낳기만 하면 그 아기가 85년 간 시민권자로서 모든 혜택을 다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국가”라며 “우습다. 이런 건 이제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NN은 “출생 시민권(자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시민권을 주는 제도)을 시행하는 나라는 30개국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법 전문가들도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속지주의 시민권제를 손보게 되면 헌법과 판례에 위배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 수정헌법 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미국으로 귀화한 모든 사람은 그들이 거주하는 미국과 거주하는 주의 시민권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카말라 해리스(민주·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은 “대통령은 우리 헌법을 읽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폴 라이언 당시 공화당 소속 하원의장은 “행정명령으로 출생 시민권을 폐지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방 대법원 판례에서도 1898년 웡킴아크 대 미합중국 소송에서 법원은 부모가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더라도 미국에서 태어났으면 시민권을 부여받는다고 판결했다. 이후 유사한 소송에서도 같은 취지의 판결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했던 제임스 호 미국 연방순회 항소법관도 2006년 발표한 논문에서 “출생 시민권은 메이플라워호 승객의 후손 못지 않게 불법체류자의 자녀에게도 보장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