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상업 부동산 위기 고조…디폴트 급증 우려

Jan 17, 2024

2027년까지 대출 2조달러 이상 만기…피치, 연체율 올해 4.5%, 2025년 4.9% 예측

미국 뉴욕의 사무용 건물들
뉴욕의 사무용 건물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7년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2조달러가 넘는 미국 상업용부동산 대출 중 상당 규모가 고금리 차환 압박에 직면해 채무불이행(디폴트) 급증 우려가 나온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부동산정보 제공업체 트렙에 따르면 지난해 만기를 맞은 오피스빌딩과 호텔 등 상업용 부동산 대출액은 역대 최대인 5410억달러에 달했다.

만기 대출금은 계속 증가해 현재부터 2027년 말까지 2조2000억달러(약 296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재작년과 지난해 많은 상업용 부동산 소유자들은 대출을 1~2년 연장했다.

많은 대출자가 높은 공실률과 나빠진 현금 흐름 속에 고금리 충격을 맞닥뜨리게 된다는 얘기다.

이는 부동산 가치 하락이라는 악순환을 낳는다.

일부 소유주와 채권자들은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의 대출 만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리금을 이자와 함께 갚아가는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대부분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이자만 갚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대출 만기 때 차환하거나 원리금을 갚아야 한다.

하지만 재택근무 확산에 따라 공실률이 높아져 소유주들이 임대료를 올리거나 변동금리의 부채를 갚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대한 금융권의 손실은 증가하기 시작했고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유가증권으로 전환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연체율을 2024년 4.5%, 2025년 4.9%로 예측했다.

이렇게 되면 작년 11월 2.25%의 두 배 이상이 된다.

미 금융 당국은 상업용 부동산 손실이 한층 광범위한 금융 시스템으로 확산할까 우려하고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신설된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는 작년 보고서에서 “재정적으로 부실한 부동산의 매각은 가치 평가의 폭넓은 하락세로 이어질 수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의 세수도 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FSOC는 그러면서 금융기관들이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노출액을 자세하게 파악할 것을 권고했다.

자체 포트폴리오뿐 아니라 다른 부동산 채권자들에게 빌려준 돈까지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만기가 되는 대출 가운데 500억달러 이상이 사모펀드 회사의 펀드들과 모기지 부동산 투자신탁 등 비(非)은행권이 일으킨 것이다.

많은 대출자가 대출 만기가 되면 현재 대출기관과 거래를 해야겠지만, 낙관하는 대출자와 달리 대출기관은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상정하곤 한다는 것이 문제다.

결국 현실과 마주한 대출자들이 한층 높아진 금리로 차환하게 되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급증 전망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