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4호

May 7, 2019

이민 1세대와 한국 정치인들도 못한 일을…”

토요일인 4일 미국의 서쪽끝인 LA의 로즈볼 경기장. 최대 9만명을 수용하는 이 곳에서 방탄소년단(BTS)의 공연이 열렸습니다. 무대 등을 제외하고 만들어진 객석은 6만여석. 전세계 ARMY(BTS 팬)들에게 티켓은 모두 매진됐습니다.

CNN은 공연을 소개하며 “롤링스톤즈와 마이클 잭슨, BTS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라고 물은 뒤 “바로 전설적인 로즈볼에서 공연을 했다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CNN은 “한국 보이밴드인 BTS가 전세계와 인터넷을 폭풍처럼 접수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루 뒤인 5일 미국 동쪽 조지아주 둘루스 인피니트 에너지센터 아레나 무대에 한국 걸그룹 블랙핑크(Blankpink)가 섰습니다. 저녁 8시 공연인데 BLINK(블랙핑크 팬)들은 이미 오전부터 줄을 서서 블랙핑크를 기다렸습니다. 1만3천명이 들어가는 아레나 좌석도 역시 매진입니다.

블랙핑크의 미주 순회공연은 기아자동차 미국법인이 아예 메인 스폰서로 나서 공연장마다 기아 차량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미국 젊은이들에게  K팝의 영향력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기업들이 모를 리 없겠지요.

미국에서 무슨 상을 받거나 화제가 되면 한국 언론은 이를 실제보다 부풀려 보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한국에서 기자생활할 때 ‘문화적 사대주의’라고 비난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BTS를 비롯한 K팝 소식은 한국보다 오히려 미국 주요 매체들이 더욱 요란스럽게 다루는 편입니다. 미국인들, 특히 젊은 세대들은 K팝을 통해 한국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문화의 힘은 이렇게 대단합니다. 어떤 분은 “이민온 1세대와 한국 정치인들이 그렇게 노력해도 하지 못했던 일을 젊은 아티스트 몇 명이 해내고 있다”고 합니다. 각 지역의 한글학교를 가보면 이 말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 한국어를 배우겠다는 미국 젊은이들이 몰려오고 있으니 말입니다.

6월15일 둘루스 KTN방송국에서 K팝 월드페스티벌 지역예선이 열립니다. 미국인들이 보컬과 댄스로 K팝 실력을 겨루는 이 대회에서 이러한 열기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자랑스런 한국 젊은이들에게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