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20호

May 28, 2019

한국은 미국편, 아니면 중국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華爲, 중국 간체자 华为)에 대한 ‘전투’로 집중되고 있는 양상입니다.화웨이는 애플, 삼성전자와 함께 글로벌 스마트폰 ‘빅 3’이며 동시에 무선통신용 장비분야에서는 세계 최대 업체입니다. 차세대 통신망인 5G를 구축하려면 기지국 등에 장비를 설치해야 하는데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거래 금지조치를 내리고 일본과 유럽 국가들이 동참하면서 미국 진영과 중국의 전면전이 벌어진 것입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 혼자 나선 것이 아니라 공화와 민주 양당이 모두 지지하고 있어 더욱 흥미롭습니다. 도대체 화웨이가 어떤 기업이기에 세계 최강대국 두 나라가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요.

화웨이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국(華) 정부와 관련이 있는 기업입니다. 소유구조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사실상 중국 정부의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해킹이나 산업스파이 짓을 통해 미국과 캐나다 기업의 기술을 빼내 제품을 개발해왔다고 의심받고 있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미국 정부는 빅 데이터가 순식간에 전송되는 5G 망에 화웨이가 만든 기기가 쓰이면 경제 및 국방안보가 무너질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중국은 “억울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워낙 전과가 많아 국제사회의 신뢰가 바닥입니다. 게다가 정보통신 시장에서 미국에게 밉보이면 ‘끝장’이기 때문에 화웨이 제재에 주요 국가가 속속 동참하고 있습니다. 다른 중국 통신업체인 ZTE도 미국의 제재에 “끝까지 싸우겠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불과 몇달만에 10억달러에 이르는 벌금을 내고 문제가 된 임원들을 모두 해임하는 굴욕을 당했습니다.

트럼프가 주말에 일본을 방문한 이유는 전투기를 팔기 위한 것도 있지만 중국 손보기에 일본을 주요 우군으로 참여시키기 위한 목적이 더 큽니다. 참고로 화웨이를 비롯해 전세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프로세서의 95%를 독점하고 있는 업체가 영국의 ARM인데 이 회사 지분 모두를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마사요시 손)가 갖고 있습니다.

한국도 미국으로부터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중국도 “미국 편을 들면 사드 때보다 더한 고통을 주겠다”고 협박하는 상황입니다. 은근슬쩍 줄타기를 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 현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합니다.

제 의견을 혹시나 물어보신다면 “결국 미국이 승리하는 싸움이니 괜히 고생하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자존심을 지키려는 것이지 이길 자신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모든 핵심기술과 운영체제를 갖고 있고, 중국에 돈을 내고 장비를 구매하는 소비자도 미국 진영입니다. 무엇보다 싸움의 분명한 명분도 미국이 갖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고통을 받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명분도 있고, 결국은 이기는 쪽에 서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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