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포커스] 화장품, 젋을수록 ‘오프라인’ 쇼핑

May 13, 2019

화장품 경험 적은 1020세대, 오프라인 매장에서 ‘화장품 탐색’
올리브영서 쓴 돈, 타 매장 지출 총액보다 많아…명실상부 1위

편집자주/ ‘소비 침체’가 계속되면서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한 유통가(家)의 할인 전쟁이 한창이다. 한 번이라도 고객들의 지갑을 더 열기 위해 초저가와 무료 배송까지 내세우고 있다. 경쟁 업체를 항복하게 만드는 ‘치킨 게임’ 양상이다. 유통 격변 시대에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지갑을 열고 있는지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했다./

 

올리브영 명동본점을 찾은 20대 여성이 어머니와 함께 쇼핑을 즐기고 있는 모습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1990년대 중후반 출생 세대)는 화장품을 구매할 때 오히려 오프라인에서 쇼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0~40대는 오프라인 쇼핑보다 온라인 쇼핑을 선호했다. 젊을수록 인터넷과 모바일 쇼핑을 선호했지만 화장품 만큼은 예외인 셈이다.

화장품은 나이가 10대 후반은 돼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선호 브랜드와 제품이 형성되지 않은 10~20대는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화장품을 경험하고 구매하려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의 격변 속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는 곳(Share of wallet) 리포트 갈무리)

◇1020은 오프라인 쇼핑하고, 3040은 온라인 쇼핑

14일 오픈서베이의 ‘유통의 격변 속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는 곳'(Share of wallet) 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2주 내 화장품을 구매할 예정인 여성 1만2256명을 대상으로 화장품을 구매할 예정인 유통채널을 물은 결과 10대와 20대는 오프라인을 통해서 구매하겠다는 답변이 각각 63%와 53%로 가장 많았다. 온라인을 통해 사겠다는 답변은 10대는 33%, 20대는 43%에 그쳤다.

반면 30대와 40대는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구매하겠다는 응답률이 각각 56%와 47%로 가장 높았다. 오프라인을 통해 사겠다는 답변은 각각 39%와 44%로 온라인과 모바일보다 상대적으로 적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온라인·모바일을 선호할 것이라는 고정관념과는 반대의 결과가 화장품에서 나타난 것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10~20대는 젊어서 에너지가 넘치고 화장품 대한 호기심도 많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화장품을 탐색하는 ‘화장품 노마드'”라며 “상대적으로 30~40대는 자신에게 잘 맞는 브랜드와 제품을 알기 때문에 굳이 매장에 가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로드숍 소비자의 연령대는 높아지는 추세다. 미샤를 집중적으로 구입하는 여성 소비자의 연령 구성비는 50대가 34%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이 40대(29%), 30대(21%), 20대(17%) 순이었다. 이니스프리도 50대(35%)가 가장 많이 이용했고 그 다음은 30대(26%), 20대(22%), 40대(16%) 순이었다.

미샤 관계자는 “2000년에 론칭해 20년이 넘은 브랜드”라며 “미샤가 론칭했을 당시 20~30대 고객이 지금 40~50대 고객이 됐기 때문에 이에 맞는 모델과 제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젊은 소비자를 위한 젊은 감각의 제품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 화장품 유통채널 중 소비자 연령대가 가장 높은 미샤는 소비자의 씀씀이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샤에서 1회 구매시 평균 결제 금액은 2만2481원으로 집계됐다. 1회 구매시 평균 결제 금액이 가장 낮은 곳은 랄라블라로 1만802원이었다.

유통의 격변 속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는 곳(Share of wallet) 리포트 갈무리)

◇올리브영, 화장품 ‘유통공룡’으로 ‘우뚝’

화장품 유통채널 중 올리브영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소비자들이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에서 지출한 금액은 나머지 조사 대상 오프라인 매장(롭스, 랄라블라, 이니스프리, 아리따움, 에뛰드, 미샤, 더페이스샵)에서의 지출액을 합친 것 보다 더 많았다.

오픈서베이가 지난해 6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1회 이상 매장에서 화장품을 구매한 170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가장 많은 소비자가 올리브영을 방문했고 올리브영에서 가장 자주, 가장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2.4%는 6개월 사이에 올리브영에서 구매한 경험이 있었다. 이 역시 나머지 조사 대상 오프라인 매장 구매 경험의 합(30.9%)보다 많았다.

6개월 사이에 올리브영에서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평균 2.9회 올리브영에 방문했다. 그다음으로는 이니스프리(1.9회), 아리따움·롭스(1.5회) 순으로 소비자 방문이 잦았다.

소비자들은 주로 ‘매장이 가까워서’ ‘헤어, 바디 등 다양한 제품을 살 수 있어서’ ‘그냥 들려도 살 것이 보여’ 올리브영에서 구매한다고 응답했다. 이니스프리와 롭스에 비해 ‘여기서만 파는 제품/브랜드가 좋아서’라는 응답은 적었다.

올리브영, 롭스, 이니스프리를 동시에 집중적으로 이용하는 소비자의 경우 ‘여기서만 파는 제품/브랜드가 좋아서’ 이니스프리에서 구매했다는 응답은 37%, 같은 이유로 롭스에서 구매했다는 이유는 23%에 달했지만 올리브영은 12%에 불과했다.

이니스프리의 경우 원 브랜드숍의 특성상 해당 브랜드를 특정해 구매하려는 고객이 매장에 방문한다. H&B스토어 업계 3위인 롭스의 경우 시드물 등 브랜드 단독 입점을 활발히 홍보하며 고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업계 1위인 올리브영 역시 닥터자르트 등 인지도 높은 화장품 브랜드 다수를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독점 등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특정 브랜드의 단독 입점 홍보 대신 다른 방식으로 올리브영에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